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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 1708m


설악산(1707.9m)은 한반도의 가장 큰 산줄기인 백두대간 중앙부에 자리 잡은 산으로 남한에서는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 속초시, 인제군, 양양군, 고성군 등 4개 시군에 걸쳐 있다. 주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인제 쪽을 내설악, 동해 쪽을 외설악, 그리고 오색과 양양 쪽을 남설악으로 편의상 구분한다.

해발 1708미터의 주봉 대청봉을 비롯하여 백두대간을 이루며 미시령에서 대청봉까지 뻗어있는 북주릉, 대청봉에서 귀청봉(1578m)을 거쳐 안산(1430m)을 잇는 서북릉, 권금성과 화채봉(1320m)이 있는 화채릉, 가리봉(1519m)을 품은 서릉 등이 설악산의 뼈대 구실을 하며 연이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천불동계곡, 백담계곡, 흑선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등 깊고 긴 계곡들을 빚어내고 있다. 경관이 빼어나고 동물상과 식물상이 풍부해 1965년 천연기념물 제175호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래, 1970년에는 제5호 국립공원, 1982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우리나라 유일의 생물권보존지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설악산에는 950여 종류의 고등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는 1800여 종류의 식물이 자라는 제주도 한라산이나 1500여 종류가 자라는 지리산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며, 오대산이나 치악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희귀식물의 수로 말한다면 설악산은 한라산에 버금가는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설악산에는 그만큼 귀중한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다는 것인데 그 원인은 여러 가지다.

첫째, 북한에서 자라는 식물이 설악산까지 내려와 자라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북방계식물이라 부르는 이 식물들은 백두산, 금강산 등 북한 지방에 분포하는 식물들로 남한에서는 설악산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설악산의 위도와 고도가 높고, 또 백두대간이 식물의 이동통로 구실을 해줌으로써 많은 북방계 식물들이 설악산에 자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식물로는 눈잣나무, 두메오리나무, 숲개별꽃, 바람꽃, 흰인가목, 이노리나무, 노랑만병초, 홍월귤, 장백제비꽃, 금강봄맞이, 만주송이풀, 봉래꼬리풀, 배암나무, 난장이붓꽃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설악산은 이들 분포의 남방한계선이 된다.

한편 설악산까지 올라와 자라는 남쪽 식물들도 있는데, 설설고사리, 모데미풀, 사람주나무, 쪽동백나무, 변산바람꽃, 지리대사초 등이 그것이다. 설악산에 분포하는 북방계식물과 남방계식물은 모두 한반도 내에서 분포의 가장자리에 자라고 있는 것들로서 다른 곳에 자라는 같은 종의 식물보다 보존가치가 더욱 크다.

설악산에 희귀식물이 많이 자라는 두 번째 이유는 높은 바위봉우리와 능선이 희귀고산식물의 보고가 되기에 알맞은 자연조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청봉 일대를 비롯하여 북주릉, 서북릉, 화채릉, 서릉 등이 높은 능선을 이루고 있으며, 더욱이 이들 능선에는 암반이 노출된 곳이 많고 어떤 곳은 고산초원지대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런 곳에 많은 고산식물이 자라고 있다. 설악산 고산지대에 80여 종류의 고산식물이 자라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 눈향나무, 사스레나무, 참바위취, 산오이풀, 들쭉나무, 만병초, 기생꽃, 등대시호, 한라송이풀, 댕댕이나무, 땃두릅나무, 분홍바늘꽃, 두메잔대, 솔체꽃, 다북떡쑥, 산솜다리, 자주솜대, 금강애기나리 등이 설악산을 대표하는 고산식물이라 할 수 있다.

설악산 식물의 중요성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특산식물이 많다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은 400여 종류로 알려져 있는데 설악산에는 이 중 65종류가 자란다. 또 우리나라 안에서도 설악산에만 자라는 설악산특산식물도 15종류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악산의 한국특산식물 숫자는 한라산의 75종류에 다음 가는 것으로, 설악산보다 덩치가 큰 지리산의 42종류보다 많다.

설악산에 자라는 한국특산식물 중 몇몇을 꼽아보면 금강소나무, 설악눈주목, 모데미풀, 요강나물, 갈퀴현호색, 노랑갈퀴, 산앵도나무, 금강봄맞이, 참배암차즈기, 만리화, 금마타리, 금강초롱꽃, 국화방망이, 바위솜나물, 정령엉겅퀴, 자주솜대, 금강애기나리 등이다. 이들 한국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가치 있는 식물자원일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희귀한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에서의 멸종이 곧 세계적인 멸종으로 뜻하므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특별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